1. 들어가며
여러분들은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직장이 어디라고 알고 계신가요? 2023년 국내에 상장되어 있는 주요 회사 직원 평균 연봉 순위로는 S-oil 1억 7천 3백만원, SK텔레콤 및 SK이노베이션이 1억 5천 2백만원으로 각각 1위, 2위(공동)에 위치해 있는데요. 미등기임원에 포함된 수치에서 일반 직원의 평균 연봉은 이보다 낮겠지만, 그래도 대단히 높은 수치임은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1위 S-oil 1억 7300만 2위 SK 이노베이션 1억5200만 SK텔레콤 1억 5200만 4위 삼성카드 1억 4600만 5위 삼성증권 1억 4500만 6위 삼성화재해상보험 1억 4400만 7위 NH투자증권 1억 3800만 |
또, 우리가 흔히 초고액 연봉으로 알고 있는 대형 로펌들도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 특히 김앤장은 초봉 1억 5천만원 이상으로 월 세후 1천만원 이상을 받고 있습니다.(평균 연봉이 아니라 초봉이..)
그렇다면 오늘 소개할 직군은 도대체 얼마나 벌길래 그러는지 궁금하실텐데요. 보통 인원이 50명이 채 되지 않아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알려져서 좋을 게 없어 알려지는 것을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지만, 돈은 조 단위로 굴리는 사모펀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국내 사모펀드 업계의 탑티어는 MBK로, 2017년 평균 소득은 5억 7천만원이라고 합니다. 2017년도 기준이니까, 7년이 지난 지금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평균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되겠죠. 하지만 업계에서는 MBK나 국내 2위 한앤컴퍼니의 초봉이 3억원 이상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전세계 사모펀드 1위 회사 KKR의 CEO 조셉배 님은 연봉으로만 2021년 총 5억 6천만 달러, 한화로 6,800억원을 받아 화제가 되었는데, 글로벌 PEF는 신입 3억원 이상, 3~5년차 5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뭘 하길래 돈을 많이 받는건데?
Fund Raising / Deal Sourcing / Exit
말이 거창한데, 쉽게 말해 투자자(쩐주)들의 돈을 받아(Fund Raising) 돈을 적당한데 투자(Deal Sourcing)하여 굴려주고 돌려주는(Exit) 겁니다. 여기서 쩐주는 국민연금, 교직원 공제회 등의 연기금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사실상 국민연금인 주인은 우리 모두가 쩐주입니다.
쩐주들은 돈 많이 불려주는 얘(사모펀드)한테 돈을 줄 것이기 때문에 돈을 얼마나 잘 굴리느냐가 사모펀드의 핵심 경쟁력인데, 우리가 물건을 사고 팔듯이, 그게 물건이 아니라 조금 큰 기업이라는 점만 다릅니다. 예를 들어, CGV를 사서 가치를 올려서 팔거나 하는 식으로 돈을 불리게 되는 것이죠.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다양한 실사, 가치평가가 수반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길어지므로 다음 기회에 ..
그럼 사모펀드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될까요?
운용수입: 운용액의 일정 %(1%내외)
캐리: 8%, 20% 룰
사모펀드의 수익은 크게 운용수입과 캐리, 2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운용수입은 쩐주가 돈을 맡기면 사모펀드가 수익을 내든 없애든 펀드 운영 일정 퍼센트를 떼어가는 겁니다. 연간 1.0% 내외 수준에서 가져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쩐주로부터 1조원을 받으면, 1조원의 1%인 100억원이 매년 들어오게 됩니다. 1조원 규모에 직원수가 20~30 명정도라면, 각종 부대 비용 떼고, 인당 3 억원 이상쯤은 가져갈 수 있겠군요.
이건 운용수입만 따졌을 때고, 사모펀드의 꽃은 캐리인데, 케바케겠지만 연간 8% 이상의 수익률에 대해 20%를 나눠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1조원에 어떤 회사를 사서 5 년만에 2 조원에 팔았다고 한다면, 5 년간 연 수익률 8% 기준점인 1.47 조원과 매각액 2 조원의 차이 5,300억원의 20%인 1,061 억원을 사모펀드가 가져가는 것입니다. 20~30 명이라고 한다면 산술적으로 인당 30~50 억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게 인력으로 돌아가고 딱히 재료비도 없다보니 전부 이익.. 네 결국 큰 돈을 굴리는 애들이 많이 버는 구조입니다.
참고로, 돈을 굴리는 규모를 AUM(Asset Under Management)라고 표현하는데, 국내에서는 MBK, 한앤컴퍼니, IMM이 업계 상위에 포진해있고, 해외에서는 KKR, Blackstone, Carlye, TPG 등이 최상위에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큰 형님 MBK 가 20조원 수준인데 Blackstone의 AUM이 1,000조원이 훌쩍 넘으니까, 이게 우리나라가 얼마나 작은 나라인지 알수있습니다.
3. 위험은 없는 것인가?
여태까지 사모펀드의 밝은 면을 많이 말한 것 같은데, 남의 돈을 굴리는 게 쉬울 수가 없습니다. 투자가 잘되면 모두가 해피하겠지만, 돈을 굴리다가 꽉 물려버리는 순간 쩐주들의 집중 포화가 시작되는데, 주말이고 밤이고 시달리게 됩니다. 또, 그 트랙레코드가 영원히 따라다니기 때문에 보통 스트레스 받는게 아닙니다.
우리가 주식투자를 잘못한거면 손절이라도 하면되지만, 이건 워낙 크니 살 사람도 따로 구해야하는데 전망이 안좋아서 꽉 물렸는데 누가 사려고 하겠습니까... 실제로 투자를 했다가 꽉 물려버려 있거나, 잘못된 투자로 회사자체가 망해버린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소개를..
워낙 큰 회사를 사고파는터라 한번 투자하면 주식 손절하듯이 털어버릴 수는 없는 구조다보니, 온갖 신경을 써서 검토를 하고 할 수 있다면 각종 장치를 마련해 놓습니다. 검토는 시장, 법률, 세무, 기술, 재무 등 다방면으로 하고, exit플랜도 각종 시나리오별로 세팅해 놓아야 하니, 제대로 한다면 이런 검토 과정으로만 십억원은 우습게 쓰게 됩니다. 하지만 갑자기 거래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점, 그러면 고스란히 비용이 된다는 점..
4. 누가 어떻게 들어가는데?
많은 PE에서는 신입을 잘 채용하지 않습니다.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조금의 낭비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입을 교육해서 키울 바에는, 돈 많이 주고 당장 잘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이 필요한 곳입니다. 그럼 PE에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지만 크게 3가지가 필요하다고 언급되는데요. 1) 투자대상회사를 분석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분석력, 2) 투자자 사이에 관계를 유지하는 네트워킹 능력, 3) 자문사를 조율하고 일정을 관리하는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그것입니다. 조금 더 와닿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분석력은 재무/회계/법무 등의 지식을 일정수준 보유하고 다양한 산업에 인사이트를 갖는 것입니다. 여기에 여러 상황에 맞게 계약을 구조화하고, 엑싯 전략을 짜는 것도 포함될 것입니다. 네트워킹 능력은 단지 말잘하고 것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가까워져야 하는데, 업계에서는 술과 골프가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쩐주들과 잘 지내기 위해 주요 쩐주가 술을 좋아하면 술을 마셔야 할 것이고 골프를 좋아하면 골프를 쳐야할 것인데, 보통은 둘 다 좋아하곤 합니다.
특히 중소형 PE는 분석하는 건 차치하고, 딜 자체를 따오기 힘들어하거나 펀드레이징 조차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럼 이 능력이 더욱 요구되어서 일주일에 3일이상 술마시고 주말에 골프치러 다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술도 곱게 마시지 않는 경우도 많겠죠.
프로젝트 관리 능력은, 프로젝트 시작부터 종료까지 일련의 과정을 총괄하는 능력인데요. 자문사를 선임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실사자료를 구성하고, 쩐주의 심의 일정을 파악해서 일정관리를 하고, 계약을 체결해 인수대금을 납입하는 것까지 조율을 해야합니다.
이런 PE 입사에도 전형적인 커리어 패스가 있는데요. PE에서 가장 선호하는 사람은 외국계 투자회사(골드만삭스, JP모간 등) banker입니다. 그리고 그 외에 선호되는 커리어는 회계사, 컨설턴트(맥킨지, BCG, Bain 등)입니다만, 사실 최상위 PE에서는 외국계 IB banker가 아니면 채용을 잘 하지 않습니다. PE 들이 인수, 매각 과정에서 외국계 IB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인연이 되어 인터뷰 제의를 하는 경우가 많고, 포지션이 열리면 아는 사람을 통해 전달받아서 지원을 하기도 합니다. 입사부터 네트워킹 능력이 필요한 셈입니다.
금융투자협회 에 정말 대부분의 금융권 채용공고가 올라오지만
Top tier PE에 가기 위해서는 알음알음 알아봐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마무리하며
사실 앞에서 말한 연봉 6억원 따위의 것들은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에 해당하는 현실적인 PE의 모습은 어떨까요?네, 쩐주가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천억원을 맡길까요? 좋은 딜들이 중소 규모 PE에 갈까요? 좋은 딜을 했다고 한들 PE 대표들이 직원들에게 과실을 나눠주려고 할까요? 또, 여러 PE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있기도 합니다. 업계에 앞과 뒤가 다른 사람들이 정말 많고, 입사할 때는 세상 친절하다가 딜 클로징 후 팽당하는 경우도 많이 목격되고 있어 매우 조심해야하는 곳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