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공모주 청약 결산 | AI냐 제조업이냐보다 공모가 위치가 개인 청약을 갈랐다

10월 공모주 청약 결산 | AI냐 제조업이냐보다 공모가 위치가 개인 청약을 갈랐다

10월은 올해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바쁜 달이었습니다. 엘리스그룹부터 이에스티까지 9개 종목이 일반 청약을 마쳤고,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6곳이 줄지어 코스닥에 상장합니다. 그런데 청약 결과는 극단적으로 갈렸습니다. 수조 원의 증거금이 몰린 곳이 있는가 하면,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친 곳도 나왔습니다.

한국경제는 이를 ‘제조업 뜨고 AI 지고’로 요약했습니다.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래블업의 일반 경쟁률이 3.55대 1에 그친 반면, 공정 통합 모듈 기업 영광에는 3조 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9개 종목을 한 표에 놓고 보면, 업종보다 더 분명한 기준이 하나 보입니다.

이 글은 10월 공모주 청약 결산으로 9개 종목의 기관·일반 경쟁률을 비교하고, 개인 청약 열기를 가른 진짜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짚어 봅니다.

⚡ 3줄 요약

① 10월 일반 청약 9곳 중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으로 정한 7곳의 일반 경쟁률은 28.95~1,538.51대 1, 하단으로 정한 래블업(3.55대 1)과 크리에이츠(6.92대 1)는 한 자릿수였습니다.

② 같은 AI 기업이라도 지난해 순이익 54억 원을 낸 인텔리빅스는 1,410.9대 1(증거금 약 4조 원), 순손실을 낸 래블업은 3.55대 1(약 200억 원)로 정반대였습니다.

③ 차별화 포인트: 개인 투자자는 업종보다 기관이 공모가를 어디로 정했는지를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유일한 예외인 이에스티(상단인데 28.95대 1)는 같은 날 청약한 영광에 자금이 쏠린 영향이 컸습니다.

10월 일반 청약 9곳 한눈에

📋 종목 업종 공모가 위치 기관 경쟁률 일반 경쟁률 증거금
엠에스바이오 재생의료 상단 1,096.56 1,538.51 6조152억 원
인텔리빅스 AI 영상분석 상단 1,234.3 1,410.9 약 4조 원
티앤이코리아 수소 블로워 상단 1,041.02 1,253.39 약 5조7,500억 원
디티에스 열교환기 상단 983.98 986.99 5조873억 원
영광 공정 통합 모듈 상단 — 684.73 약 3조2,900억 원
엘리스그룹 AI 클라우드 상단 388.84 408 10조2,599억 원
이에스티 반도체 정전척 상단 630.1 28.95 약 1,000억 원
크리에이츠 골프테크 하단 240.46 6.92 약 182억 원
래블업 AI 인프라 SW 하단 284.53 3.55 약 200억 원

표는 일반 경쟁률 순서입니다. 위쪽 6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으로 정했고 일반 경쟁률이 400대 1을 넘었습니다. 아래쪽 하단 2곳은 기관 경쟁률이 240~285대 1로 아주 낮지는 않았는데도, 일반 청약에서는 개인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기관이 공모가를 깎았다는 신호를 개인 투자자가 그대로 받아들인 셈입니다.

9개 종목에 들어온 증거금을 모두 더하면 약 34조5,000억 원입니다. 이 가운데 하단 2곳(크리에이츠·래블업)에 들어온 돈은 약 382억 원으로 전체의 0.1%를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나머지 99.9%가 상단 7곳으로 몰렸고, 그중에서도 엘리스그룹 한 곳이 약 30%를 차지했습니다. 공모주 시장에 돈이 마른 것이 아니라, 돈이 갈 곳과 가지 않을 곳을 분명하게 나눈 한 달이었습니다.

🔎 공모가 위치가 왜 신호가 되나

공모가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써낸 가격을 보고 회사와 주관사가 정합니다. 상단 이상으로 정해졌다는 것은 기관 다수가 그 가격에도 사겠다고 했다는 뜻이고, 하단은 그 반대입니다. 개인 투자자는 기업을 일일이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결과를 ‘기관의 평가’로 받아들여 청약 여부를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별화 포인트: AI가 진 게 아니라, 이익 없는 AI가 졌다

‘AI 지고 제조업 뜨고’라는 설명은 절반만 맞습니다. 이번 달 AI 공모주 세 곳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 AI 공모주 최근 실적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공모가 위치 일반 경쟁률
인텔리빅스 매출 466억 원, 영업이익 49억 원, 순이익 54억 원 (2025년) 약 1,020억 원 (순이익의 약 19배) 상단 1,410.9대 1
엘리스그룹 상반기 매출 344억 원, 영업이익 103억 원 약 1조54억 원 상단 408대 1
래블업 매출 67억 원, 영업이익 6억 원, 순손실 15억 원 (2025년) 약 2,763억 원 (매출의 약 41배) 하단 3.55대 1

CCTV 영상 분석 AI 기업 인텔리빅스는 지난해 순이익 54억 원을 냈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순이익의 약 19배입니다. 기관 수요예측에 약 21조 원의 주문이 몰렸고 개인 청약에도 4조 원이 들어왔습니다. 반면 래블업은 지난해 매출 67억 원에 순손실 15억 원을 냈는데, 공모가 하단 기준 시가총액이 약 2,763억 원으로 매출의 약 41배입니다. 회사는 2029년 매출 602억 원, 순이익 221억 원을 전망했지만, 기관 참여 물량의 49.9%가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써냈습니다.

결국 시장이 외면한 것은 ‘AI’라는 업종이 아니라, 지금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먼 미래 이익으로 가치를 매긴 공모주였습니다. 엘리스그룹의 첫날 급락에 이어 미국 AI 인프라 기업들의 자금 조달 우려가 겹치면서, 이런 공모주에 대한 기관의 눈높이가 크게 깐깐해졌습니다. 크리에이츠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익은 내고 있었지만 그 이익이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커서, 2023년 이후 최대 할인율에도 하단으로 밀렸습니다.

유일한 예외는 이에스티입니다. 반도체 정전척을 만드는 제조업체로 공모가를 상단으로 정했고 기관 경쟁률도 630.1대 1이었지만, 일반 경쟁률은 28.95대 1에 그쳤습니다. 이에스티는 영광·래블업과 같은 날(22~23일) 청약을 받았는데, 그중 영광에 약 3조2,900억 원이 몰렸습니다. 같은 날 청약이 겹치면 개인 자금이 한쪽으로 쏠린다는 점이 드러난 사례입니다.

기관 의무보유확약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공모가 상단 종목 중 엠에스바이오는 30.6%, 티앤이코리아는 29.52%의 확약을 받았습니다. 반면 크리에이츠는 831곳 중 단 1곳만 확약했고, 래블업도 확약 수요가 기준(예상 배정 물량의 40%)에 못 미쳐 주관사 NH투자증권이 2만1,800주를 추가로 사들여 6개월간 보유해야 합니다. 래블업은 8월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희망 범위가 2만~2만3,000원이었는데, 이후 1만9,000~2만2,000원으로 낮춘 뒤에도 하단에서 공모가가 정해졌습니다.

🔎 이 비교의 한계

청약 경쟁률은 공모 규모와 배정 물량, 같은 날 청약하는 다른 종목, 시장 분위기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시가총액 배수는 공모가와 지난해 실적으로 단순 계산한 값입니다. 청약 흥행이 상장 후 주가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엘리스그룹(첫날 공모가 대비 −32.04%)에서 이미 확인됐습니다.

상장 첫날 성적과 반전

이미 상장한 3곳의 첫날은 공모가 대비 엠에스바이오 +70.77%, 디티에스 +35.14%, 엘리스그룹 −32.04%였습니다. 하지만 엘리스그룹은 둘째 날 상한가, 셋째 날 20%대 급등으로 공모가를 되찾았고, 23일에는 9만3,500원에 마감해 공모가(9만500원)를 웃돌았습니다. 첫날 성적만으로 공모주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상장 첫날 분석은 엘리스그룹 상장 첫날과 엠에스바이오·디티에스 상장 첫날에서 정리했습니다.

상장 일정

📅 상장일 종목 공모가 · 시가총액(공모가 기준)
10월 29일 티앤이코리아 15,300원 · 약 1,737억 원
10월 30일 크리에이츠 15,000원 · 약 1,970억 원
10월 30일 인텔리빅스 9,000원 · 약 1,020억 원
11월 2일 영광 17,000원 · 약 1,539억 원
11월 3일 래블업 19,000원 · 약 2,763억 원
11월 4일 이에스티 12,400원

이번 주에는 제논(26~30일), 영광와이케이엠씨(27일~11월 2일), 에이엘로봇(28일~11월 3일)이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합니다. 크리에이츠와 티앤이코리아의 수요예측 비교는 크리에이츠·티앤이코리아 공모주 청약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상장 전 체크리스트

✔ 청약 경쟁률이 낮았던 크리에이츠·래블업은 상장 첫날 매도 물량을 받아 줄 수요가 적을 수 있음

✔ 크리에이츠·래블업은 기관 확약 부족으로 주관사가 추가 물량을 6개월 보유해야 할 만큼 확약이 적었음

✔ 같은 날(10월 30일) 상장하는 크리에이츠와 인텔리빅스의 엇갈린 수요

✔ 미국 FOMC(27~28일)와 삼성전자 확정실적(29일) 등 같은 주 시장 변수

정리

💡 한 줄씩 정리하면

10월 일반 청약 9곳 가운데 공모가 상단 7곳의 일반 경쟁률은 28.95~1,538.51대 1, 하단 2곳은 3.55~6.92대 1로, 개인 청약은 기관이 정한 공모가 위치를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AI 지고 제조업 뜨고’보다 정확한 설명은 ‘이익 없는 AI 지고’입니다. 흑자 AI 기업 인텔리빅스는 1,410.9대 1로 흥행했고, 매출의 약 41배 몸값을 내건 래블업은 3.55대 1에 그쳤습니다.

이번 주부터 6곳이 연달아 상장합니다. 청약 흥행이 첫날 성적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청약 수요가 약했던 종목은 첫날 매도 물량을 받아 줄 수요도 약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 본 글은 증권신고서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청약이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경쟁률과 증거금은 보도 기준이며 일정은 변경될 수 있으니 공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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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작성한 리서치팀

공모주 분야 담당

증권신고서와 거래소 공시를 기반으로 공모가, 수요예측, 유통물량,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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