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테마주 | 배추값 13% 내렸는데 웃는 곳은 종자·비료가 아니라 포장김치
김장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배추가 풍년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가을배추 생산량을 122만2,000톤으로 1년 전보다 19.3% 많을 것으로 봤고, 10월 8일 기준 배추 소매가는 포기당 5,833원으로 1년 전보다 12.85% 내렸습니다. 무도 17.94% 쌉니다.
보통 이맘때면 증시에서는 배추 종자·비료 회사와 김치 회사를 묶은 김장 테마주가 거론됩니다. 그런데 배추값이 내리고, 집에서 김장하는 가구가 줄어드는 올해는 이 묶음 안에서도 방향이 정반대로 갈립니다.
이 글은 김장 관련주 6곳을 정리하고, 배추값 하락과 ‘사 먹는 김치’ 확산이 각각 어느 회사에 유리하고 불리한지 숫자로 나눠 봅니다. 코스피가 10월 15일 서킷브레이커 끝에 5,554.22로 밀린 급락장에서, 내수 소비재 테마가 어떤 성격인지도 함께 짚습니다.
⚡ 3줄 요약
① 가을배추 생산이 19.3% 늘어 배추 소매가는 1년 전보다 12.85%, 무는 17.94% 내렸습니다. 반면 새우젓은 23.43% 올라 양념값이 부담입니다.
② 4인 가구가 사는 김장 배추는 2020년 21.9포기에서 2025년 18.3포기로 16.4% 줄었고, 포장김치를 사는 가구는 29.5%에서 32.5%로 늘었습니다.
③ 차별화 포인트: 배추값 하락은 종자·비료 회사에는 농가 소득 감소로, 포장김치 회사에는 원가 하락으로 작용합니다. 같은 ‘김장 테마’ 안에서 원가와 수요 두 가지가 모두 유리한 쪽은 포장김치입니다.
왜 지금 김장 테마인가
김장은 보통 11월 중순에서 12월 초에 몰립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4인 가족이 배추 20포기로 김장할 때 드는 비용을 매년 발표하는데, 지난해 11월 17일 기준 20만1,151원으로 그 전해(21만3,003원)보다 5.6% 낮았습니다. 올해는 배추와 무가 더 싸졌지만 새우젓(+23.43%)과 깐마늘, 고춧가루 등 양념값이 올라 전체 비용이 얼마나 내려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롯데마트는 최근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 만큼 냉해 여부를 확인하려면 10~15일이 더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더 큰 변화는 김장 방식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 집에서 김치를 담그겠다는 가구는 62.3%로 2.2%p 줄었고, 포장김치를 사겠다는 가구는 32.5%로 3%p 늘었습니다. 구매 이유 1위는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어서'(39.5%), 2위는 ‘김치 담그기가 번거로워서'(33.1%)였습니다. aT 집계로도 김치를 사 먹는 소비자 비중은 2020년 31.3%에서 2024년 37.5%로 올랐습니다.
사 먹는 김치의 양도 늘고 있습니다. aT에 따르면 국내 김치 구매량은 2020년 15만8,000톤에서 2024년 18만6,000톤으로 17.7% 늘었습니다. 김치 수출도 2023년 4만4,037톤, 2024년 4만7,053톤, 2025년 4만7,735톤으로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호텔업계도 뛰어들어 롯데호텔앤리조트의 김치 매출은 지난해 40%, 올해 상반기 15% 늘었고, 6월에는 구독 서비스까지 시작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10월 13일 1kg에 3만 원짜리 배추김치를 내놨습니다.
🔎 포장김치 시장의 두 강자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대상 ‘종가’와 CJ제일제당 ‘비비고’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2024년 점유율은 종가 38.9%, 비비고 36.7%로 격차가 2.2%p였습니다. 2023년에는 40.1% 대 36.0%로 격차가 4.1%p였으니, 1년 새 거의 절반으로 좁혀진 셈입니다. 여기에 호텔·백화점이 1kg에 3만 원 안팎의 프리미엄 김치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 김장 테마주 TOP6
대장주 · 포장김치 1위
1. 대상 (001680 · 코스피)
포장김치 브랜드 ‘종가’로 국내 점유율 1위(2024년 38.9%)를 지키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강해 2025년 김치 수출액이 약 9,000만 달러(약 1,200억 원)였고,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전체 김치 수출액의 56%를 차지했습니다. 배추 가격이 내리면 김치 제조 원가가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 국내 포장김치 수요 증가와 배추 원가 하락이 동시에 작용하는 대표 종목입니다. 다만 김치는 대상 전체 매출에서 일부이므로, 김장 테마만으로 실적 전체가 크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포장김치 2위 · 비비고
2. CJ제일제당 (097950 · 코스피)
‘비비고’ 김치로 점유율 36.7%(2024년)까지 올라오며 종가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소포장 제품을 늘려 온 만큼, 소포장 김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 회사 규모가 커서 김치가 실적에 미치는 비중은 작습니다. 김장 시즌보다는 해외 식품과 바이오 사업 흐름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신선식품 · 김치
3. 풀무원 (017810 · 코스피)
두부·면 등 신선식품 회사로 김치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10월 24일과 31일에는 20~39세를 대상으로 김치 체험 프로그램을 여는 등 젊은 소비자층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호텔 김치 · 조선호텔
4. 이마트 (139480 · 코스피)
자회사 조선호텔앤리조트가 2004년부터 포장김치를 팔아 왔습니다. 2025년 김치 매출은 540억 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7,772억 원)의 약 7%였고, 2021년 이후 연평균 23.8% 성장했습니다. 올해 1~9월에도 22.5% 늘었고, 1월 성남으로 공장을 옮기며 생산능력을 2.5배로 키웠습니다. 올해 목표는 620억 원입니다.
채소 종자
5. 농우바이오 (054050 · 코스닥)
배추·무 등 채소 종자 국내 대표 기업으로, 김장철마다 테마주로 거론됩니다. 하지만 배추가 풍년이고 값이 내리는 해에는 농가 소득이 줄어 다음 해 종자 수요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테마로 오르더라도 실적과 연결되는 고리는 약한 편입니다.
비료
6. 남해화학 (025860 · 코스피)
국내 대표 비료 회사로, 농산물 가격이 오를 때 함께 거론되는 종목입니다. 올해처럼 배추값이 내리는 국면에서는 김장 테마와의 연결이 약하고, 실적은 비료 원료 가격과 정부 수매 물량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 종목코드·이름 주의
✔ 대상(001680)과 지주회사 대상홀딩스는 다른 종목입니다.
✔ CJ제일제당(097950)과 지주회사 CJ는 다른 종목입니다.
✔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비상장 회사이며, 상장사인 모회사 이마트(139480)를 통해서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차별화 포인트: 같은 김장 테마, 정반대 방향
김장 관련 지표들을 ‘누구에게 유리한가’로 나누면, 테마주라는 한 묶음 안에서 방향이 뚜렷하게 갈립니다.
| 📋 지표 | 수치 | 종자·비료 | 포장김치 |
|---|---|---|---|
| 가을배추 생산량 | 122만2,000톤 (+19.3%) | 농가 판매가 하락 → 불리 | 원재료 확보 쉬움 → 유리 |
| 배추 소매가 | 5,833원 (−12.85%) | 농가 소득 감소 → 불리 | 원가 하락 → 유리 |
| 4인 가구 김장 배추 | 21.9포기 → 18.3포기 (−16.4%) | 김장용 수요 감소 → 불리 | 사 먹는 수요로 이동 → 유리 |
| 포장김치 구매 가구 | 29.5% → 32.5% | — | 수요 증가 → 유리 |
| 컬리 포장김치 거래액 (7~9월) | +35% (1kg 이하 +39%) | — | 소포장 성장 → 유리 |
| 새우젓 소매가 | +23.43% | — | 양념 원가 부담 (일부 상쇄) |
종자·비료 회사가 김장 테마로 묶이는 이유는 ‘배추가 많이 팔리면 좋다’는 연상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고객은 김장하는 가구가 아니라 배추를 재배하는 농가입니다. 배추값이 내리면 농가 수입이 줄고, 김장 배추 구매량도 5년 새 16.4% 줄었습니다. 올해 같은 풍년은 종자·비료 회사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포장김치 회사에는 두 가지가 동시에 유리합니다. 첫째, 김치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추·무 가격이 내려 마진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둘째, 김장을 포기하고 사 먹는 가구가 늘면서 판매량이 늘어납니다. 롯데마트 포장김치 매출은 올해 1~9월 약 5%, 이마트의 1kg 이하 포장김치는 6.6% 늘었고, 컬리에서는 7~9월 거래액이 35% 늘었습니다.
소포장일수록 성장이 빠르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컬리에서 100g~1kg 제품은 39% 늘었지만 5~10kg 대용량은 18% 늘었습니다. 김장을 대신하는 대용량 수요보다, 1~2인 가구가 조금씩 사 먹는 수요가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김장철 한때의 테마가 아니라 1년 내내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에 가깝습니다.
🔎 이 분석의 한계
포장김치 회사들의 김치 원가 구조와 계약 단가는 공개되지 않아, 배추값 하락이 마진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대상과 CJ제일제당 모두 김치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기상 악화로 냉해가 생기면 배추값은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투자 전 꼭 볼 리스크
① 테마의 단기성. 김장 테마는 매년 10~11월 잠깐 거론됐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종자·비료처럼 실적과 연결이 약한 종목은 테마 수급이 빠지면 되돌림이 클 수 있습니다.
② 날씨와 양념값. 최근 기온 급락으로 냉해가 생기면 배추값이 반등할 수 있고, 새우젓·마늘·고춧가루 등 양념값 상승은 김치 회사 원가에도 부담입니다.
③ 시장 급락. 코스피는 10월 15일 7.57% 급락했습니다. 식품주는 상대적으로 경기 방어 성격이 있지만, 외국인 매도가 시장 전체로 번지면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김치 수출 비중이 큰 회사는 환율과 해외 통상 환경도 변수입니다. 수출 관점의 식품주는 K푸드 관련주에서 정리했습니다.
정리
💡 한 줄씩 정리하면
올해 가을배추는 풍년이라 배추값이 1년 전보다 12.85% 내렸지만, 새우젓 등 양념값은 올라 김장 비용이 크게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장 배추 구매는 5년 새 16.4% 줄고 포장김치 구매 가구는 32.5%로 늘어, 배추값 하락은 종자·비료에는 부담, 포장김치에는 원가와 수요 양쪽의 호재입니다.
김장 테마주를 볼 때는 ‘배추’라는 연결 고리보다 그 회사의 실제 고객이 농가인지 소비자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본 글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농촌경제연구원 자료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농산물 가격과 수급 전망은 날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